예방적 항생제
예방적 항생제의 목적과 감염 치료용 항생제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심내막염 예방이 필요한 심장질환과 치과 시술, 인공관절과 스텐트, 복용 전 확인사항과 부작용을 정리합니다.
예방적 항생제는 특정 감염이 생길 위험을 줄이려고 감염이 생기기 전에 쓰는 항생제입니다. 이미 생긴 고름이나 감염을 치료하려고 쓰는 항생제와 목적이 다릅니다. 치과에서는 일부 심장질환 환자가 특정 시술을 받기 전에 감염성 심내막염을 예방하려고 처방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 영문명: antibiotic prophylaxis
- 용어 분류: 약물
예방 목적으로 미리 먹는 이유
잇몸이나 치아 뿌리 끝 주변을 다루는 시술을 하면 입안 세균이 잠시 혈액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심장 판막 등에 균이 달라붙어 증식하면 감염성 심내막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방 항생제는 시술할 무렵 약이 혈액에서 작용하도록 미리 투여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처방은 아닙니다. 치과 시술 전에 항생제를 먹어도 모든 심내막염을 막을 수는 없고 약 자체의 부작용도 있습니다. 심내막염이 생겼을 때 특히 심각한 결과가 예상되는 심장 상태인지, 예정된 치과 시술이 예방 대상인지 두 가지를 확인합니다.
심내막염 예방 대상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치과의사협회는 아래 심장 상태에서 해당 치과 시술 전 예방 항생제를 권고합니다.
- 인공판막을 넣은 경우. 혈관을 통해 넣은 판막도 포함합니다.
- 판막을 고치면서 인공 고리나 끈, 클립 같은 재료를 넣은 경우
- 감염성 심내막염을 앓은 적이 있는 경우
- 교정하지 않은 청색증형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거나 선천성 결손을 고친 뒤 인공 재료 주변에 비정상적인 혈류 통로나 판막 역류가 남은 경우
- 심장이식 뒤 구조가 비정상적인 판막에서 혈액이 거꾸로 새는 문제가 생긴 경우
선천성 심장질환은 병명뿐 아니라 수술 방법, 수술 뒤 남은 문제, 수술 시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아이가 인공 재료로 결손을 고친 경우처럼 수술 후 일정 기간이 예방 대상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심장내과에서 받은 진단서나 예방 안내 카드를 치과에 보여 주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심장 수술을 받았다는 말만으로는 대상인지 알 수 없습니다. 치과의사는 심장내과 기록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담당 의사와 상의해 처방합니다. 예전에 항생제를 받았더라도 그 약을 다음 진료 전에 스스로 다시 먹지 않습니다.
항생제가 필요한 치과 시술
예방 대상인 심장질환이 있으면서 잇몸이나 치아 뿌리 끝 주변을 다루거나 입안 점막을 뚫는 시술을 받을 때 처방합니다. 발치뿐 아니라 잇몸을 다루는 스케일링도 해당할 수 있습니다. 치료 이름이 같아도 실제로 다루는 조직을 확인해야 합니다.
반면 치과 엑스레이 촬영, 감염되지 않은 조직에 놓는 일반적인 국소마취 주사, 교정 장치 조절이나 브라켓 부착 등은 심내막염 예방 항생제의 대상이 아닙니다. 젖니가 저절로 빠지거나 입술을 다쳐 피가 난 것만으로 예방 항생제를 먹지는 않습니다.
인공관절과 스텐트
무릎이나 엉덩이에 인공관절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치과 치료 전 항생제를 일률적으로 먹지는 않습니다. 인공관절 수술 뒤 합병증을 겪은 사람 등은 치과의사와 정형외과 담당 의사가 상태를 확인해 별도로 결정합니다.
다른 예방 대상 심장질환 없이 관상동맥 스텐트만 넣은 경우도 스텐트 자체를 이유로 심내막염 예방 항생제를 먹지는 않습니다. 다만 스텐트 뒤 복용하는 항혈소판제는 출혈과 혈전 위험을 따로 확인해야 하는 약입니다. 예방 항생제가 필요 없다는 말이 평소 약을 끊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치과 진료를 이유로 심장약을 임의로 중단하지 않습니다.
복용 전 확인사항
예약할 때부터 심장 진단명과 수술 이력, 현재 먹는 약을 알립니다. 항생제를 먹고 두드러기나 호흡곤란이 생겼던 적이 있다면 약 이름과 당시 증상을 함께 전달합니다. 다른 감염 때문에 이미 항생제를 먹고 있어도 알립니다. 예방 목적에는 다른 종류의 항생제를 골라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방받은 약은 안내받은 시간과 양에 맞춰 먹습니다. 심내막염 예방은 시술 때 생길 수 있는 일시적인 균혈증에 맞춘 처방이므로 환자가 며칠간 임의로 연장해 먹지 않습니다. 미리 먹는 것을 잊었다면 시술 전에 바로 치과에 알리고 후속 지시를 받습니다. 놓친 만큼 한꺼번에 더 먹거나 남의 약을 대신 먹지 않습니다.
잇몸에 이미 고름이 잡혔다면 예방 처방과는 별도로 감염 원인을 치료해야 합니다. 고름을 빼거나 치석 등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항생제가 필요한지도 따로 판단합니다.
부작용과 대처
항생제를 먹으면 메스꺼움, 설사, 피부 발진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증상이 생기면 처방한 의료진에게 알려 다음 복용과 치료를 안내받습니다. 설사가 심하거나 계속되면 진료를 받습니다. 일부 항생제 관련 장 감염은 심한 설사와 대장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숨쉬기 어렵거나 목이 조이는 느낌, 입술이나 혀가 붓는 증상이 생기면 즉시 응급 도움을 요청합니다. 심한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으므로 다음 예약일까지 기다리지 않습니다.
필요하지 않은 항생제를 쓰면 부작용뿐 아니라 항생제가 듣지 않는 세균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를 항생제 내성이라고 하며 몸이 약에 익숙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남은 약을 보관했다가 감기나 치통에 임의로 먹거나 다른 사람에게 나눠 주지 않습니다.
평소 구강 관리
심내막염 예방에는 칫솔질과 치간 청소, 정기적인 치과 진료가 중요합니다. 입안 세균은 치과 시술 때뿐 아니라 일상적인 활동 중에도 혈액에 들어올 수 있어 항생제를 한 번 먹는 것으로 평소 관리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잇몸에서 피가 난다는 이유로 양치를 멈추기보다 치과에서 잇몸 상태와 청소 방법을 확인합니다.
관련 용어
- 감염성 심내막염: 심장 안쪽 조직이나 판막에 세균 등이 자리 잡아 생기는 감염
- 약물 알레르기: 약 성분에 면역계가 반응해 생기는 알레르기
- 약물 상호작용: 함께 먹는 약이나 음식 등이 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바꾸는 현상
- 항응고제와 치과 치료: 혈액이 굳는 과정을 억제하는 약을 복용하는 환자의 출혈과 혈전 위험을 고려하는 치과 진료

글쓴이
치과왕 김태형
블랑쉬치과 대표원장.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석사, 미국 Columbia·UCLA 치과병원 연수, SBS ‘닥터오의 진료실’·유튜브 ‘닥터프렌즈’ 치과 자문, 일본 긴자 시라유리치과 Clinical Instructor.
‘최소한의 개입으로, 최대한의 아름다움을.’ 이 한 문장을 진료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